상춘객을 설레게 하는 영취산 진달래
고교 시절 고전시간에 박달나무 몽둥이로 맞아 가며 외웠던 가사가 있다. 바로 조선시대 학자 ‘정극인’이 지은 賞春曲(상춘곡)이다. 고전 선생이 책상 사이로 지나다가 휙 돌아보며 박달라무 봉으로 가리키며 ‘홍진에~~’ 라고 운을 띠우면 상춘곡의 가사가 한글자도 틀리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튀어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박달라무 봉으로 사정없이 머리나, 등, 어깨를 맞아야 했다.
몇해전 여수 영취산 진달래를 찍기 위해 올라는 내내 머리속에서 읍조렸던 가사가 상축곡이다.
賞春曲(상춘곡)
紅塵(홍진)에 뭇친 분네 이내 生涯(생애) 엇더한고. 녯 사람 風流(풍류)랄 미찰가 맛 미찰가. 天地間(천지간) 男子(남자) 몸이 날만한 이 하건마난, 山林(산림)에 뭇쳐 이셔 至樂(지락)을 모랄 것가 (...중략...)정극인 Tweet
대강 그 뜻은 이렇다.
속세에 묻혀 사는사람들아, 내의 살아가는 모습이 어떠한가? 옛 사람의 멋진 풍류를 따라갈 수 있겠는가그 뜻은 이렇다. 속세에 묻혀 사는사람들아, 내의 살아가는 모습이 어떠한가? 옛 사람의 멋진 풍류를 따라갈 수 있겠는가? 세상의 남자로 태어난 몸으로 나만한 사람이 많겠지만, 어찌 산림에 묻혀 있는 지극한 즐거움을 모른단 말인가?
무박으로 관광버스를 타고 내려가, 푸른빛이 도는 새벽에 도착하여 산을 올랐다. 비는 보슬보슬 내리고, 안개가 자욱하여 여쉽기만 했던 상춘 출사산행이었다. 언젠가는 다시 가 보아야 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그럴기회가 또 올가 싶기도 하다. 올해도 코로나 19 때문에 진달래 축제가 쉬소되었다고 한다. 아쉬운 마음에 지산 사진을 만지작 거려 본다
여수 영취산
영취산 진달래











